스포스포스포
스포스포
스포스포
스포스포슾소프
소픗포스폿
프솦
문장 발췌
p. 235
1980년대에 분류학자들이 타당한 생물 범주로서 "어류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조류는 존재한다.
표유류도 존재한다.
양서류도 존재한다.
그러나 꼭 꼬집어, 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
p. 240
이렇게 서식지(산꼭대기)와 피부 유형(격자무늬)이 같다 보니 이들은 동일한 종류의 생물처럼 보인다. 모두 산어류인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모두 한 종류라고 착각한다. 우리가 어류에 대해 해온 일이 바로 이와 똑같다. 수많은 미묘한 차이들을 "어류"라는 하나의 단어 아래 몰아넣은 것이다. 실상 물속 세상을 들여다보면, 비늘로 된 의상 밑에 산꼭대기 산어류들만큼이나 서로 다른 온갖 종류의 생물들이 숨어 있다.
p.241~242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게으름에 대한 경고의 예로 자주 지적하던, 고착생활을 하는 멍게가 있다. 멍게는 엄밀히 말해 척추동물은 아니지만, 척삭이라는 척추와 비슷한 구조물을 가장 먼저 선구적으로 갖춘 생물 중 하나다. 다시 말해 멍게는 퇴보한 존재가 아니라 정반대로 혁신가였던 셈이다.
"어류"라는 범주가 이 모든 차이를 가리고 있다. 많은 미묘한 차이들을 덮어버리고, 지능을 깎아내린다. 그 범주는 가까운 사촌들을 우리에게서 멀리 떼어놓음으로써 잘못된 거리 감각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상상 속 사다리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제일 윗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과학적으로 좀 더 논리적인 일은 어류란 내내 우리의 망상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류"라는 범주는 존재하지 않는다. 데이비드에게 너무나도 소중했던 그 생물의 범주, 그가 역경의 시간이 닥쳐올 때마다 의지했던 범주, 그가 명료히 보기 위해 평생을 바쳤던 그 범주는 결코, 단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었다.
p.250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우리 발밑의 가장 단순한 것들조차 거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우리는 전에도 틀렸고, 앞으로도 틀리리라는 것. 진보로 나아가는 진정한 길은 확실성이 아니라 회의로, "수정 가능성이 열려 있는" 회의로 닦인다는 것.
애나가 물고기를 포기했을 때는… (중략) 애나는 그것이 "부적합"이라는 단어와 비슷한 게 아니냐고 물었다. (중략) 나는 그렇다고, 그것과 아주 비슷하다고 대답했다. 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물고기에 대해 연민이 느껴진다고 했다. 일단 무언가에 이름을 붙이고 나면 더 이상 그걸 제대로 바라보지 않게 된다는 사실에 대한 연민이었다.
p.251~252
"어류"라는 말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경멸적인 단어다. 우리가 그 복잡성을 감추기 위해, 계속 속 편히 살기 위해, 우리가 실제보다 그들과 훨씬 더 멀다고 느끼기 위해 사용하는 단어다. (중략) 이것이 인간이 항상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상상 속 사다리에서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와 다른 동물들 사이의 유사성을 실제보다 과소평가하는 것 말이다. 드 발은 과학자들이 나머지 동물들과 인간 사이에 거리를 두기 위해 기술적인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가장 큰 죄를 범하는 집단이라고 지적한다. (중략) 어떤 인지 과제에서 동물들이 우리보다 뛰어나다면 그들은 그것을 지능이 아니라 본능이라고 치부한다. 이와 같은 수많은 언어적 수법을 드 발은 "언어적 거세"라고 표현했다. (중략) 우리 인간이 정상의 자리에 머물기 위해 단어들을 발명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p.257
이 직관적인 계층구조는 빅토리아풍의 커튼과 같은 것이라는 의식. 그것은 자연 위에 그린 인위적인 디자인으로, 인간의 눈에는 보기 좋을지 모르나 자의적인 것이다. (중략) 나는 그 커튼들 너머, 우리가 자연 위에 그려놓은 선들 너머를 간절히 보고 싶었다. 다윈이 거기 있을 것이라 약속했던 땅, 분기학자들이 볼 수 있었던 땅, 어류는 존재하지 않으며 자연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경계가 없고 더 풍요로운, 아무런 기준선도 그어지지 않은 그곳을.
"다른 세계는 있지만, 그것은 이 세계 안에 있다."
p.262
그녀가 청록색 삼각 수영복을 다리 사이로 빼내고 나를 향해 헤엄쳐 왔다. 완전히 자유로워져서, 개구리처럼 발차기를 하며, 그저 나에게 보여주려고… 투명한 스노클을 통해… 보여주려고.
그때 나는 이제 다 끝났다는 걸 알았다.
'나는 이 사람이 없는 인생은 결코 원하지 않아.' 그때 내가 한 생각이다.
이건 내가 그려왔던 인생이 아니었다. 체격이 아주 작고, 나보다 일곱 살이 어리며, 자전거 경주에서 나를 이기고, 툭하면 나를 향해 어이없다는 듯 눈동자를 굴리는 여자를 쫓아다니는 것은. 그러나 이건 내가 원하는 인생이다. 나는 범주를 부수고 나왔다. 자연이 프린트된 커튼 뒤를 들춰보았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무한한 가능성의 장소를 보았다. 모든 범주는 상상의 산물이다. 그건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느낌이었다.
p.268
우리가 쓰는 척도들을 불신하는 것이 우리가 인생을 걸고 해야 할 일이라고. 특히 도덕적·정신적 상태에 관한 척도들을 의심해봐야 한다. 모든 자ruler 뒤에는 지배자Ruler가 있음을 기억하고, 하나의 범주란 잘 봐주면 하나의 대용물이고 최악일 때는 족쇄임을 기억해야 한다.
그는 목숨을 앗아간 데 대해서는 유감을 표했지만, 자신들의 생각에 대해서는 그러지 않았다. 어떤 인종은 다른 인종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고, 백인은 흑인보다 우월하다는 생각, 그것은 "그냥 과학의 문제"라고 그는 킬킬거리며 말했다. 아무 문제 될 것 없다는 투로.
이 사다리, 그것은 아직도 살아 있다.
이 사다리, 그것은 위험한 허구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 이래서 농놀농놀하는구나,,, (0) | 2023.03.01 |
---|---|
스토브리그: 용두용미 (0) | 2023.02.27 |
뒤늦게 스토브리그 보는 중... 재 밌 다 (11) | 2023.02.01 |
갤러리 털이 (0) | 2023.01.31 |
웨이브 오리지널 <약한영웅 class 1> 존잼존잼존잼존잼 (1) | 2023.01.30 |